글을 시작하면서...
당신의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든지 ‘검색’ 기능은 높은 확률로 서비스 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Google이나 Bing과 같은 검색엔진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물론이고, 하물며 의류 쇼핑몰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검색바는 메인페이지의 상단 UI에 배치되어 있을 만큼 ‘검색’ 기능은 대다수의 서비스에서 중요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회사는, 우리의 서비스는 그 중요한 ‘검색’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유저는 우리의 검색 기능을 통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고 있을까?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을까? 이 글이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
데이터 수집
회사 서비스의 검색 기능의 성과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데이터 수집’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는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논의가 꼼꼼하게 이루어질수록 데이터의 오차 범위를 줄일 수 있고, 보다 정확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웹사이트 Bing을 예로 들어보자면, Bing은 검색바 하단에 TRENDING NOW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용자들이 많이 검색하는 단어들을 볼 수 있게끔 나열해 놓는 UI와, 특정 단어를 입력 시 그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다른 단어들이 하단에 뜨는 UI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는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액션은 ‘검색’ 1가지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1. 인기 트렌드 단어를 검색
2. 유사 단어를 검색
3. 직접 입력한 단어를 검색
이렇게 3가지 액션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할 때는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수집해야 한다.
user id | search action | search keyword | click |
사용자id | 검색방법 (트렌드검색/유사검색/직접검색) |
검색어 | 검색 후 컨텐츠 클릭여부 (클릭했으면 1, 클릭없이 검색을 마쳤으면 0) |
이렇게 데이터를 수집하면 검색방법에 따른 검색 성과도 나누어서 분석할 수 있으며 어떤 검색어가 많이 검색되는지, 어떤 검색어가 검색 후 클릭까지 이어지는지도 알 수 있다. 또한, 추후 사용자id에 따라 사용자 코호트를 나눌 수 있어 유저 세그먼트별 분석도 가능해진다. 이 데이터들은 검색 기능을 분석하기 위한 최소한의 데이터이며, 회사에 따라 추가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거나 알고 싶은 데이터가 있다면 그 또한 기획단에 넣고 수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검색 기능이 위의 Bing보다 더 구체화되어 있다면 (ex. 의류 쇼핑몰의 경우 사이즈나 가격대까지 검색바에서 선택하도록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 데이터 하나하나도 별도로 수집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각 회사의 서비스에 맞는 데이터 수집을 기획하고 세분화하여 데이터 수집을 진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기획을 했다 하더라도 항상 생각지 못한 지점이 있을 수 있고, 기획대로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서버에 배포하기 전에 스테이징 서버에 먼저 배포해보고, 데이터가 원하는대로 수집되는지, 예상하지 못했던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데이터 분석
위의 과정을 거쳐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지 기획하고, 이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해왔다면 이제는 본 작업인 ‘분석’을 할 차례이다. ‘검색’ 기능의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Input과 Output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 Input이 적은 단어는 아예 고객 니즈가 없거나 적었다는 의미이고, Output이 적은 단어는 고객 니즈는 있으나 우리의 서비스에 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컨텐츠가 없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search keyword | search cnt | click cnt | CTR (Click through Rate) |
검색어 | 검색 횟수 | 클릭 횟수 | 검색 대비 클릭 비율 |
검색어에 따라 위와 같은 양식에 맞춰 데이터를 정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검색 횟수에 대한 기준을 전혀 잡지 않은 채로 검색어를 나열하면 온갖 단어들이 다 나와서 (ex. 오탈자 혹은 의미 없는 이모티콘 등) 오히려 중요한 내용을 캐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검색어를 나열할 때는 일정 횟수 이상으로 검색된 검색어만 추출하여 나열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기준값은 서비스의 규모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에 각 회사의 서비스에 맞는 기준값을 세워야 한다. 회사 서비스의 DAU(일 평균 활성 사용자 수)의 20%를 기준값으로 두거나, 일 평균 총 검색 횟수의 10%를 기준값으로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기준값을 세우고 위와 같은 양식으로 데이터를 정리해 본 후에는 데이터알못인 사람도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한다.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에 정답은 없으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석가가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만들면 된다. 정 방법이 떠오르지 않거든 Bing이나 Google에 ‘Dashboard’ 혹은 ‘Bi Chart’를 검색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여러 시각화 전문가들의 일목요연한 대시보드들을 보면 어떤 식으로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이해롤 도울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시보드까지 제작하였다면 이제는 우리의 검색 기능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분석하고 대시보드와 함께 사람들에게 공유할 차례이다. 데이터 결과는 가장 크게는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 검색 횟수가 컨텐츠 클릭 수보다 많은 경우
- 컨텐츠 클릭 수가 검색 횟수보다 많은 경우
단순하게 생각하면 '음, 검색 횟수가 더 많은 경우는 컨텐츠 클릭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거니까 검색 기능이 저조한거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회사 서비스의 비즈니스를 고려하지 않고 얕고 섣불리 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분석가는 어떤 데이터를 접하고 어떤 데이터를 분석하든 항상 서비스의 비즈니스적 요소를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에 따라 유저의 검색 기능을 사용하는 목적이 다르다. 유저가 명확히 찾고 싶은 컨텐츠가 있는 상태에서 더 빠르게 그 컨텐츠에 도달하고자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와, 명확히 찾고 싶은 컨텐츠는 없지만 서비스를 탐색하는 과정 속에서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엔 CTR이 50%가 나왔다면 컨텐츠가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엔 CTR이 50%가 나왔다면 탐색 과정에서 반 이상이나 컨텐츠까지 퍼널을 이어갔다는 것이므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서비스의 비즈니스에 따라 데이터를 해석하는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점을 반드시 유의하고 서비스의 비즈니스적 측면을 먼저 파악해 놓아야 한다. 데이터 분석 및 해석은 그 이후이다.
앞에서 계속해서 의류 쇼핑몰을 예시로 들어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류 쇼핑몰을 예시로 들어 보겠다. 의류 쇼핑몰 같은 경우는 위의 2가지 경우 중 전자, 즉 '유저가 명확히 찾고 싶은 컨텐츠가 있는 상태에서 더 빠르게 그 컨텐츠에 도달하고자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이렇게 서비스 비즈니스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면 이제 데이터를 진.짜.로 분석할 차례이다.
1. 검색 횟수 > DAU의 20% & CTR < 50% 인 검색어
이 케이스의 검색어들은 검색 횟수가 DAU의 20%보다 높기 때문에 고객의 관심도와 니즈는 큰 상품군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CTR이 50%도 채 안 되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 나온 컨텐츠는 고객의 그 커다란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회사가 이 검색어들 한해서는 양적으로 혹은 질적으로 사용자를 만족시킬만큼의 컨텐츠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분류기준에 해당하는 검색어들은 컨텐츠의 수를 늘리거나 기존에 있는 컨텐츠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맨투맨'이 이 기준에 해당한다고 가정해보자. 나라면 아래와 같은 추가 분석들을 진행해 볼 것이다.
'맨투맨'을 검색한 고객은 어떤 코호트에 속하고 있지? 연령대/성별/직업군은 어떠하지?
→ '맨투맨'을 검색한 고객은 '10대 여성 학생'이 가장 많네? 근데 우리 서비스 상에서 '맨투맨'을 검색하면 상단에 오버사이즈핏의 맨투맨들이 주로 위치해 있어. 이게 '맨투맨'을 주로 검색한 고객군의 취향에는 안 맞는 게 아닐까?
→ 보통 '10대 여성 학생'이 '맨투맨'을 산다면 어떤 스타일을 많이 사는지 확인해봐야겠다. '10대 여성 학생'은 크롭핏의 파스텔 색상 계열의 맨투맨들을 많이 구매하는구나.
→ 이번에는 '맨투맨'을 검색한 유저 중 컨텐츠 클릭까지 퍼널을 이어가는 유저만 별도로 봐볼까? 퍼널이 이어지는 유저는 '20대 남성 학생'이 많고, 오버사이즈핏의 어두운 색상의 맨투맨을 주로 클릭하네. 이 코호트에게는 '맨투맨'에 한해서 우리의 검색 기능이 좋은 고객경험을 하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나면 이제 검색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법 떠오를 것이다. '10대 여성 학생'이 '맨투맨'을 검색하면 크롭핏의 파스텔 색상 계열의 맨투맨을 상단에 배치하는 등 코호트에 따라 검색시 상단에 배치하는 컨텐츠를 다르게 둔다던지, '맨투맨'을 검색할 때 '밝은 색상/어두운 색상/오버사이즈핏/정사이즈핏' 등의 검색조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검색UI를 더 디테일하게 변경한다던지 등. 유저는 우리가 원하는대로 행동해주진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인사이트가 떠올랐다고 해서 바로 서비스를 변경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A/B 테스트와 같은 실험을 통해서 이 인사이트대로 서비스를 변경했을 때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내는지를 선행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한다.
2. 검색 횟수 > DAU의 20% & CTR > 50% 인 검색어
이 케이스의 검색어들은 검색 횟수도 DAU의 20%보다 높고, CTR도 50%를 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소위 말하는 '효자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의 관심도와 니즈도 크고, 회사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 컨텐츠도 유저의 높은 관심을 충분히 만족시켜주고 있는 상품군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CTR이 높으면 높을수록 양질의 컨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분류기준에 해당하는 검색어들은 지금까지 해온대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유저에게 열거해준다면 서비스에 대한 좋은 고객 경험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분류기준에 해당하면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의 회사 서비스가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알아내고, 경쟁력을 더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며 CTR을 점차 더 늘리려고 노력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가방'이 이 기준에 해당한다고 가정해보자. '가방'이 우리 서비스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군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가방'의 어떤 부분이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지, 어떤 유형의 고객을 가장 만족시키는지를 추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
a. 제품 기준으로 더 깊게 분석하기: '가방' 중에서 CTR이 가장 높은 건 어떤거지? '백팩'인가? '크로스백'인가?
b. 고객 기준으로 더 깊게 분석하기: 어떤 유형의 고객이 '가방'을 검색하고 클릭하는 CTR이 가장 높지? → 세그먼트 분류를 하지 않았을 때의 '가방'의 CTR이 87%인데 '30대 남성 회사원'의 '가방' CTR은 52%밖에는 안 되네? 그렇다면 '30대 남성 회사원'은 '가방' 컨텐츠에 대해 만족도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건데... 어디서 불만족하고 있는 걸까? (1번 케이스처럼 해당 코호트에 대한 추가 분석 진행)
c. 시간 기준으로 더 깊게 분석하기: '가방'이란 건 결국 입학시즌에 더 많이 구매하게 되는 상품 아닐까? 그렇다면 현재 '가방'의 CTR이 높게 나온건 우리 서비스의 컨텐츠가 경쟁력 있어서가 아니라 시즈널한 이슈에 의한 것일 수도 있어. 지난주/지난달에도 '가방'의 CTR이 지금과 비슷하게 나왔는지 살펴보자.
이와 같이 좋은 지표를 내보인 검색어라 하더라도 뿌뜻해하고 만족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각도적 시선으로 데이터를 바라본다면 지표를 더욱더 향상시키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아주 심플한 분류기준만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분류기준을 세밀하게 잡을수록 유저의 행동을 판단하고 검색 기능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도 더 용이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 검색 횟수 기준을 DAU의 10% 이상 / 20% 이상 / 30% 이상 등으로 나누어보거나 CTR 기준을 30% 이상 / 50% 이상 / 80% 이상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분류기준이 3 x 3 = 9가지가 나오게 된다.)
글을 마무리하며…
검색 기능은 대다수의 웹사이트나 모바일에서 최상단에 배치하고 있을 만큼 중요하고, 고객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다. 따라서 이 기능이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는지, 사용자가 해당 기능을 통해서 원하는 바를 찾고 있는지 아는 것은 서비스 개선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일 것이다. 검색 지표를 회사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놓고, 주기적으로 성과를 판단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글은 검색 기능을 초점에 두고 쓰여지긴 했으나 회사 서비스의 모든 기능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해당 기능의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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